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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오마이뉴스
등록일2006/2/11(토)
조회534
지역신문 발상전환 없으면 조폭신문으로 남을 것

"지역신문, 발상 전환 없으면 조폭신문으로 남을 것"
[지역언론 별곡-102] '지역신문의 바람직한 제작과 경영방안' 세미나
텍스트만보기   박주현(parkjh) 기자   
▲ 지역신문의 바람직한 제작과 경영방안 세미나
ⓒ 박주현
'신뢰확보, 발상전환, 기본충실, 전문성, 다각화'

'지역신문의 바람직한 제작과 경영방안'의 세미나에서 거론된 핵심 키워드는 이렇게 압축됐다.

지난 10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한국언론정보학회와 새전북신문이 공동 개최한 '지역신문의 바람직한 제작과 경영방안'에 관한 세미나에서는 지역신문이 헤쳐나갈과제들이 무수히 지적됐다. 생존을 위한 전략들도 실증적으로 제시됐으며 지역언론의 구태를 질타하는 발언이 쏟아지기도 했다.

강준만 교수, "아무리 해도 안 된다는 패배주의가 가장 무서운 적"

▲ 첫 발제자로 나선 강준만 전북대 신방과 교수
ⓒ 박주현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강준만 전북대 신방과 교수의 '지역신문 생존전략 제언'은 단연 압권이었다. 일부 토론자들의 비판도 이어졌지만 강 교수는 "살신성인의 자세와 비장한 각오로 준비했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지역신문들이 안고 있는 악순환의 함정에서 탈출하고 떳떳한 생존을 위한 '10대 전략'이 그것이다.

그가 첫번째 전략으로 제시한 것은 '병독지 전략'이다. 중앙지와 지방지의 역할 분담을 인정하고 지방지가 철저하게 로컬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중앙지를 구독하는 걸 전제로 하여 완전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지역의 작은 뉴스들에 좀 더 관심을 집중시켜 보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지금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무작정 인내하는 것보다 외부 필진 활용과 전문가급 시민기자제 도입 등 아웃소싱으로 돌파하면 인건비 부담도 줄이고 중앙지가 제공해 줄 수 없는 읽을 만한 것들이 많다"는 논리를 펼쳤다. 중앙지와의 제휴관계 모색도 한 방법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두번째는 비판보다 긍정 중심의 지면 제작에 임하는 '포지티브 전략'이다. "지방지의 비판을 순수하게 보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지방지는 신뢰를 잃었다"는 강 교수의 포지티브 전략 포인트는 지방에 팽배한 냉소주의와 패배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성격의 기사 발굴과 더불어 생산적인 제안에 치중하자는 것이었다.

세번째는 '교육 상업주의 전략'이다. 한국에서 가장 치열한 '계급 투쟁'이 대학입시 전쟁이라는 데서 그는 힌트를 구한 듯 하다. "지방민들이 교육 관련 정보에 굶주려 있음을 알았다"는 그는 "콘텐츠만 좋다면 교육 상업주의야말로 지방의 굴레를 벗어나 독자들을 끌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번째 전략은 '학교와의 연대전략'이다. 그는 "궁극적으론 적어도 교육에 있어서 서울공화국 체제를 깨야 한다"며 "지역 내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과의 협력관계를 경영과 연결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0% 이하인 지역의 교사, 교수들의 지방지 구독률을 올리는 한 방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맨 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해봐야 앵벌이 못 벗어나"

다섯번째로는 '산학협동 전략'이다. 미국 인디애나대학 저널리즘 스쿨 학장인 브래들리 햄 교수이 최근 방한 강연에서 미국 대학에서 벌어진 신문읽기 운동을 소개하면서 "지역신문들도 산업과 학계에서의 검증을 염두에 두고 공정보도와 질적 수준 향상에 신경 써야 한다"고 제언한 내용을 중심사례로 들었다.

여섯번째는 '공익마케팅 전략'이다. 공공의 목적을 위해 마케팅을 하는 것과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홍보나 PR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각종 행사를 벌임으로써 지역신문 이미지를 재구축하거나 널리 알리자는 것이다.

아메리카 익스프레스가 1981년 처음 도입한 신용카드 사용액 중 일정 금액을 지역에 지원하는 사례를 소개한 강 교수는 "독립영화 발전기금 모금용 배지를 구입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곱번째, '볼렌테인먼트(Voluntainment) 전략'은 특이할 만하다. 지방신문은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종교단체와 봉사단체 등과 연대해 대대적인 볼런테인먼트 활동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간 해온 쥐꼬리만한 광고 따먹기 위해 의례적인 행사를 벌이라는 게 아니라 시민운동단체 모델로 간다면 현 난국을 돌파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여덟번째 내놓은 전략은 '웰빙 마케팅'이다. 지방이 수도권 도시민들의 위로용으로 존재하는 건 개탄할 일이지만 그런 현실에서도 챙길 건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신문은 우선 지역 사회에 무언가를 기여하고 나서 구독과 광고를 요청해야지 처음부터 맨 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달려들어 봐야 앵벌이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핀오프 전략을 통한 전문화, 민원해결 저널리즘 도입 필요"

아홉번째는 '다각화 전략'이다. 앞서 거론한 여러 전략들이 학원, 관광사, 음식점, 민박업소, 농어민 등과 어떤 식으로건 협력관계를 맺는 걸 전제로 그는 "아예 이쪽 기획을 전담하는 부문을 스핀오프(Spin-Off)해서 전문화시키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소개했다.

마지막 열번째로 내놓은 전략은 '민원해결 저널리즘'이다. "시장논리조차 작동되지 않을 정도로 지역민들이 지역언론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 그는 "지역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해 보자"고 주장했다. 공공적 차원에서 민원의 공론화는 기존의 불합리한 법과 조례와 관행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관심과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민원해결 저널리즘 전략은 한 번 보도한 건 끝까지 책임져서 지역민들의 무관심에 자극을 주자는 것이다.

"'아무리 해도 안 돼, 사람들의 관심이 다 서울에 가 있는 데 뭘, 게다가 경제가 이 모양인데 뭐가 되겠어? 적당히 뜯어 먹으면서 사는 거지, 뭐'라고 말하는 도사같은 말은 삼가면 좋겠다"며 강 교수는 지역 언론인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마지막으로 던졌다. 최소한의 관심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패배주의와 냉소주의를 버려야 한다는 것으로 그의 발제는 마무리됐다.

장호순 교수, "지역언론이 지역주민의 편에 서지 않는 게 큰 문제"

이날 세미나에서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장호순 순천향대 신방과 교수는 '지방분권시대 지역신문의 역할과 발전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지역사회에서 외면 당하고 지역사회를 외면하는 현 지역신문 내부 시스템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장호순 순천향대 신방과 교수
ⓒ 박주현
지역신문의 투입 지역은 관공서나 상가이고, 위문지라는 명목의 군경 혹은 경로당에 신문을 주로 배달하고 있다며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가정독자가 많아야 하는데도 가정독자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방폐장 문제를 사례로 들며 그는 "지역 언론인들 스스로가 지역주민의 편에 서지 못해 지역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역신문들이 구심력에서 원심력으로 바뀌고 있는 한국사회의 변화, 즉 중앙집중화 사회에서 지역분권사회로의 전환국면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신문 기자들의 이권개입도 천태만상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선거 때는 특정 후보의 참모 노릇과 심지어 정보원 노릇까지 한다며 '선거 후'에는 건설업, 주차장사업, 부동산 투기 등 개입하는 영역이 거의 전 분야라고 할 정도로 다양하다"고 호되게 비판했다.

공짜 취재와 관언유착도 이러한 맥락에서 불거진 부실한 유형이라고 그는 일갈했다. "현재의 수준으로 본다면 대다수 한국의 지역신문들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나 사회적인 측면에서나 퇴출되어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한 뒤 "그러나 지역 언론의 현실이 자칫 지역 언론 무용론으로 변질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명실상부하게 제 기능을 발휘하고 지역균형발전이 실현되려면 제대로 된 지역 언론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적으로 강조했다.

"책임 안고 있는 국가가 신문산업 구조정착 틀 마련해야"

"중앙언론의 독과점이 지역민의 언론자유 권리에 대한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 장 교수는 과거청산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아무리 지역 감정이 강한 곳이라도 언론은 지역언론이 아닌 중앙언론을 선호하는 것이 전국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지역언론 문화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일제식민지시절부터 군사정권에 이르기까지 구축돼 온 잔재가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가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신문들은 자기반성과 개혁을 전제로 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역신문 활성화와 지역신문을 통한 여론의 다양성 향상은 지역사회 공론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시금석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역신문의 경쟁력 확보와 부실한 지역신문 퇴출을 위해서는 전국지와 지역지가 공존할 수 있는 신문산업구조 정착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장 교수는 "이러한 측면에서 지역신문발전지원법은 지역신문이 지역주민의 신뢰를 회복해 지역사회의 공론장으로서의 제 기능을 회복하는 치료제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에서 장 교수는 "언론 본래의 기능을 하는 지역신문은 살아남고 부실하고 부패한 지역신문은 자연 퇴출되는 건강한 지역 언론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며 지역 언론인들의 전문성과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토론자들 "발상 전환 없이는 조폭신문 이미지 떨치기 어려워"

이날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나선 정남구 한겨레신문 전략기획실 차장은 "약점을 무기로 한 지역신문의 조폭신문 이미지 탈피가 중요하다"며 "독자에게 읽히는 신문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전행 조인스닷컴 미디어전략실장은 "지역신문의 장래성을 위해서는 뉴미디어 전략과 내부반성이 시급하다"며 "정보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과 전문화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시민사회부장은 여러 사례를 소개하면서 "지면의 로컬화와 민원해결 저널리즘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일회성 기사보다는 심층적인 기획과 탐사보도로 승부를 걸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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